책 속으로
돈은 법인보다 더 정교하고 구체적인 인격체다. 어떤 돈은 사람과 같이 어울리기 좋아하고 몰려다니며, 어떤 돈은 숨어서 평생을 지내기도 한다. 자기들끼리 주로 가는 곳이 따로 있고 유행에 따라 모이고 흩어진다. 자기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에게 붙어 있기를 좋아하고, 함부로 대하는 사람에겐 패가망신의 보복을 퍼붓기도 한다. 작은 돈을 함부로 하는 사람에게선 큰돈이 몰려서 떠나고 자신에게 합당한 대우를 하는 사람 곁에서는 자식(이자)을 낳기도 한다. (19쪽)
비정규적인 수입은 한 번에 몰려온 돈이라 실제 가치보다 커 보이는 착각을 일으킨다. 그래서 자신이 많은 돈을 벌게 된 줄 알고 사치하고 함부로 사용하게 돼 결국 모으지 못하게 된다. 흔한 생각으론 돈이 또 언제 들어올지 모르니 저축을 해가며 살 것 같아도 실제로 그렇게 조정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34쪽)
재산 증식 과정을 보면 1, 2, 3, 4, 5처럼 양의 정수(자연수)로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1, 2, 4, 8, 16과 같이 배수로 늘어난다. 이 원리를 이해하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 (39쪽)
흔히 리스크가 크면 손실이나 이익도 크고, 리스크가 작으면 손실이나 이익도 작다고 이해하는데 이건 수학의 가장 기초적인 공식, 덧셈이나 곱셈을 이해하는 것과 같다. 수학에도 곱하면 오히려 작아지는 답이 있듯 리스크도 복잡한 여러 경우의 수가 있다. 리스크가 증가하면 이익에 대한 불확실성도 증가하고 손실 가능성도 증가한다는 의미다. 보통 변동성이 큰 시장이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하지만 변동성에 따라 기대수익이 달라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실 리스크가 크다고 알려진 것 자체가 리스크를 줄여놓은 상태라는 걸 알아차리는 사람이 별로 없다. (41쪽)
부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빨리 부자가 되려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빨리 부자가 되려는 욕심이 생기면 올바른 판단을 할 수가 없다. 사기를 당하기 쉽고 이익이 많이 나오는 것에 쉽게 현혹되며 마음이 급해 리스크를 살피지 않고 감정에 따라 투자를 하게 된다. 거의 모든 결말은 실패로 끝나고 만다. 혹시 운이 좋아 크게 성공을 했어도 다시 실패할 수밖에 없는 모든 조건을 가진 자산과 인연만 만들게 된다. 무리한 투자나 많은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힘이 약한 재산만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52쪽)
전통적인 투자에는 예금, 적금, 부동산, 주식, 채권, 현물 등이 있다. 이 중에서 한 시장 안에서 이런저런 상품을 사놓고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라는 격언에 따랐다고 생각하는 건 위험하다. (85쪽)
부자가 되는 방법은 세 가지밖에 없다. 상속을 받거나, 복권에 당첨되거나, 사업에 성공하는 것이다. 부모가 부자가 아니라면 이 중에 가장 쉬운 것이 사업에 성공하는 것이다. 복권 당첨 비율은 사업 성공 비율보다 훨씬 낮다. 설령 당첨돼도 돈의 성질이 너무 나빠서 오래도록 부자로 살 확률이 거의 없다. (88쪽)
남들이 주식시장에 100년 만에 온 기회라니까 단숨에 있는 돈 없는 돈 다 모아서 한시가 급하게 덜렁 보내놓고 본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주식에 겁 없이 거액을 들여보낸 것이다. 그럼에도 계획도 없고 공부도 없다. 이런 사람은 조금만 가격이 올라도 1년치 은행 이자를 벌었다며 좋아하다가 그 주식이 더 올라가면 기다리다 마지못해 따라붙지만 다시 조금만 내려와도 무서워서 손해를 보고 나온다. (109쪽)
삼성전자는 20년 1월경, 6만 원대에 접근한 적이 있다. 삼성전자 상장 직후인 1975년 6월 12일 수정주가 기준 56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63배 오른 것이다. 〈이데일리〉가 마켓포인트에 인용한 기사에 따르면 당시 은마아파트 분양대금을 치를 돈 2,400만 원으로 삼성전자를 샀다면 지금 192억 9,730만 원으로 불었을 거란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배당액 재투자는 포함하지 않았으니 200억 원이 훌쩍 넘을 것이다. 현재 은마아파트 시세가 20여 억 원이 넘어가니 1000% 이상 차이 나는 셈이다. 계산해보면 아까운 일이다. 하지만 억울해할 필요는 없다. 1975년도에 삼성전자 주식을 가지고 아직도 팔지 않은 사람은 이건희 회장과 그 가족을 제외하면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주인의 마음으로 기다린 사람이 흔치 않기 때문이다. (243-244쪽)
출판사 서평
그는 정말 필요한 것을 나누려는 사람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수만 명의 사람들이 김승호 회장님의 팬이 됐다. 미국을 기점으로 세계 여러 나라와 한국을 오가며 글로벌 그룹의 총수이자 미국 나스닥 상장을 앞둔 수천억 대 자산가인 사람을 지척에서 만나는 일은 그야말로 짜릿했다. 평범한 모두에게 그 사건(?)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되고 있었다. 누군가는 떨려했고 누군가는 신기해했으며 누군가는 그를 멘토로, 스승으로 삼았다.
하지만 시대를 풍미한 연예인 누구라도 인기는 시들해지고 언젠가 대중에게 잊히기 마련이다. 아무리 큰 재력가라도 그의 부가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하지만 진심과 진실함은 세상과 그 안을 채우는 사람의 심장을 붙잡기 마련이다. 김승호 회장은 시간을 분배하고 마련해 오직 자비로 국내에 체류하며 사업가와 사장뿐 아니라 어린아이, 청년, 가정주부 누구든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 하는 많은 사람을 만났다. 지난 2016년부터는 한국 체류 기간을 본격적으로 마련해 중앙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다양한 분야 의 청년 사업가들을 가르치며 그들 곁에서 고민하는 스승으로 머물렀다. 그는 형이었고 오빠였으며 스승이었고 멘토였다. 가족 구성원으로 사람 품기 좋아하는 그는 수십 명의 이모부가 되기도 했다.
그를 부르는 다양한 호칭에서 내면이 엿보인다. 누군가는 맹목적으로 그를 믿고 좋아한다. 하지만 그는 나이 40이 다 될 때까지 낡은 트럭 문짝에 검게 그을린 한 팔을 올려놓고 그날 팔 과일과 채소를 싣고 다니던 가난한 이민 가장이었다. 늙은 부모와 동생들, 자신과 아내 모두 일주일을 꼬박 일해도 앞이 보이지 않던 나날을 보낸 사람이다. 가난이 뭔지, 돈이라는 게 얼마나 야속하고 사람을 서럽게 만드는지 뼛속에 새긴 그다. 그렇기에 느지막이 찾아온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아야 했고 가난의 고리를 반드시 자신의 대에서 끊어야 했던 아버지였다. 이런 결심과 가난의 경험은 그를 돈의 ‘관리자’로 성장시켰다. 그는 누구도 이루기 힘든 최상위 부자가 되었다. 종잣돈을 만드는 데 온힘을 다했고 돈의 속성과 특성을 파악했으며 수만 배로 늘게 하는, 그야말로 돈의 관리자가 되었다.
그는 이렇게 깨달은 부의 이치를 많은 사람과 나누려는 의도를 가진 사람이다. 부를 얻어 가족을 지키고 싶어 했던 젊은 날의 자신이 투영되기에 말이다.
나도 언젠가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누군가는 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꺼려하고 품위 없는 것처럼 치부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돈의 가치를 폄훼하는 그 행위가 위선적이라고 말한다. 세상 살며 돈이 가진 중요성을 따져 볼 때 누구도 돈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돈의 특성을 매우 특이하게 정의했는데 바로, 인격체라고 지칭한 것이다. 그의 논리를 들어보자.
돈을 너무 사랑해서 집 안에만 가둬 놓으면 기회만 있으면 나가버리려고 할 것이고 다른 돈에게 주인이 구두쇠니 오지 마라 할 것이다. 자신을 존중해주지 않는 사람을 부자가 되게 하는 데 협조도 하지 않는다. 가치 있는 곳과 좋은 일에 쓰인 돈은 그 대우에 감동해 다시 다른 돈을 데리고 주인을 찾을 것이고 술집이나 도박에 자신을 사용하면 비참한 마음에 등을 돌리는 게 돈이다.
돈은 감정을 가진 실체라서 사랑하되 지나치면 안 되고 품을 땐 품어도 가야 할 땐 보내줘야 하며 절대로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존중하고 감사해야 한다.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돈은 상상 기회를 주고 다가오고 보호하려 한다. 다행히 돈은 뒤끝이 없어서 과거 행동에 상관없이 오늘부터 자신을 존중해주면 모든 것을 잊고 당신을 존중해줄 것이다.
납치나 폭력 혹은 불법을 통해 권력자나 졸부 품으로 들어간 돈은 언제든 탈옥할 날만을 기다리거나 그 주인을 해치고 빠져나오기 마련이니 위험한 돈과 친해질 생각도 지워야 한다. 품 안의 돈을 기품 있는 곳에 사용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곳에 사용하면 이를 지켜보고 있는 돈도 더 많은 친구들을 불러들일 것이다. 내가 돈의 노예가 되는 일도 없고 돈도 나의 소유물이 아니므로 서로 상하관계가 아닌 깊은 존중을 갖춘 형태로 함께하게 된다.
옛말에 ‘고기를 주기보다 고기를 낚는 법을 주라’ 했다. 우리는 모두 각기 다른 환경에 놓여 있다. 지적 수준이 다르며 경제적 상황 역시 다르다. 그러니 누군가에게 이득이 된 방법이라고 나에게 이득이 될 수는 없다. 우리는 이 책 『돈의 속성』을 통해 돈을 만들고 지키고 기르는 한 명의 농부가 되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